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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실패] 집에서 담가본 3양주 대실패 원인은? 호화, 밀가루, 누룩?

술술 기록

by 털털한부자 2024. 1. 3.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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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 수업을 듣고 집에서 처음으로 만들어 보기 위해서 멥쌀과 찹쌀을 주문하고 발효조를 비롯해서 전통주 빚을 때 필요한 도구들을 구매하고 세척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할애했다. 

그리고 드디어 씨앗술부터 시작하게 되었는데 누룩을 수업 때 만든 누룩을 사용해보기로 했다. 아무생각없이 단단한 누룩을 절구로 쪼개서 왔는데 쪼갠 조각들도 너무 단단해서 가루가 되지 않았다. 결국 덩어리째 씨앗술을 만들었다. 

그리고 뒤늦게 누룩의 겉에 있던 곰팡이들을 솔질을 해주어 제거해주었어야 했는데 못했고, 겨우 겨우 쪼갠 후에야 솔로 문질러 제거를 했다.

 

실제 만든 누룩 사용 시 주의사항

누룩은 사용하기 전에 미리 겉에 피어났던 곰팡이들이 남아 있을 수 있으니 모두 솔로 박박 문질러 제거해주고 법제를 실시해 주어야 한다!

절구에 넣어 잘게 가루로 만든 후에 사용하도록 한다.

실패원인 1 : 누룩의 준비 미숙

 

 

나의 삼양주 레시피
구분 물  누룩 밀가루 가공방법
씨앗술 0.3 1 0.6   씨앗술
밑술 2 2     범벅
덧술 2 2     고두밥
덧술 2       고두밥
6 4 0.6    

 

두번 째 실패요인은 밑술에서 멥쌀을 가루를 만들어 준비했는데 끓는 물로 호화시키지 않고 그냥 씨앗술과 섞어버렸다. 전분이 당으로 호화가 잘 되기 위해서는 끓는 물에 익히는 과정이 필요한데 그냥 멥쌀가루를 씨앗술과 혼합하여 호화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게다가 씨앗술과 섞으면서 추가로 물을 넣지 않았다. 끓는 물을 넣는 과정을 생략해버리는 당연히 물이 부족할 수 밖에....

 

실패원인2 : 끓는 물(호화) 생략

 

정말 어의없는 실수를 한 셈이다. 씨앗술에 들어있는 물을 레시피의 표시된 물이라고 착각한 모양이다. 아무리 레시피를 미리 작성하고 한다해도 정신차리지 않고 하다보면 연이은 실수가 나오나보다. 계속해서 실수가 나오는 바람이 '술을 망칠 것 같다'라는 불안감은 계속 생기기 시작했다. 

끓는 물 대신에 하루 뒤에 생수를 투입했었다. 이 때 실수를 받아들이고 다 버리고 다시 시작했어야 했는데, 어떤 결과가 나올지도 궁금해서 계속 진행했다. 

멥쌀 가루와 씨앗술의 사진이고, 이 둘을 섞어서 아래 처럼 밑술이 완성되었다. 물이 적에 들어가면 아래처럼 떡처럼 되어 있는 경우도 있으니까 전혀 이상한 느낌을 받지 못했다. 하루 뒤에는 조금 물처럼 평평하게 되긴 했는데 이 때서야 '물을 안 넣구나'하고 생각나서 생수를 넣어버렸다.

 

그리고 나서 2일 후에 덧술 시기를 보려고 발효조를 열었는데 누룩냄새가 많이 났다. 맛도 너무 신맛이 나는 것 같고 누룩잡내도 심한 것 같아서 조금 의심하기는 했으나 밑술은 원래 시고 누룩맛이 많이 나니까 그러려니 했다. 나중에 살펴봤지만 내가 씨앗술을 너무 많이 잡았던 것이다. 씨앗술 1개에 보통 쌀 10kg이상을 사용하는데 나는 겨우 6kg정도인데 누룩을 600g이나 사용했다. 

나는 쌀이 6kg이니까 누룩이 쌀 양의 10%이니까 600g이 맞지 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책에서 씨앗술을 살펴보니 원래 누룩양의 반 정도만 들어가면 되는 것이었다. 쌀 6kg정도면 누룩이 300g 정도만 있으면 되었던 것이다. 

실패원인3 : 씨앗술 누룩의 양 계산 실패

앞으로 씨앗술을 사용하려면 쌀양의 5% 정도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총 쌀 양이 12kg는 되어야 씨앗술 1개(누룩 600g)을 사용하는 것이다.

 

밑술 이후에 밀기울을 걸러주었고 거른 밑술에 찹쌀 고두밥 2kg를 만들어 넣어주었다. 이 때도 물 양이 너무 적은 것 같아 생수 2리터를 넣어주었다. 만약 이 때 물을 넣지 않았더라면 좀 나아졌을지 모르겠다. 

이번 경험으로 실패한 밑술의 냄새와 맛을 정확하게 기억하게 되었다. 실패도 해봐야 성공도 해보는 법이니까 잘 기억해 두는 것도 중요하다. 이렇게 포스팅을 하는 것도 실패를 기억하고 다시는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실패원인 4: 밀가루의 누락

 

밀가루는 초기에 안정적인 발효를 도울 수 있는 재료인데 이것을 빼먹어 버렸다....

밑술 당시 알코올도수가 충분히 나오고 약산성으로 되어야 잡균번식을 막을 수 있는데 밀가루를 정신이 팔려서인지 레시피에 적어놓기만 하고 넣지를 않았다. 졸업주 만들 때도 밀가루를 빼먹었는데 괜찮았기 때문에 '괜찮겠지?' 하며 넘어갔다. 허나 괜찮을리 없었다고 한다.

밀가루 아니면 좋은 발효주를 밑술에 넣어 알코올 도수를 올리고 약산성으로 가져가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집에서 고두밥은 찜기가 작아 2kg가 최대이다. 그래서 2kg이상을 하려면 찜기로 2-3번 이상은 쪄야한다. 집에서 만들면 이런 점이 좀 나쁘기도 하고 앞으로 술 양을 계산할 때 이 부분을 고려해서 만들어야 할 것 같다. 

덧술을 하고 나서도 맛이 달아지지 않고 신맛이 강하게 나서 뭔가 잘못되었다고 느꼈다. 혹시나 덧술을 한번 더 하면 맛이 달아지고 괜찮아 지지 않을까 하는 바람으로 덧술을 한번 더 진행하게 된다. 망친 술도 회복시켜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해서 덧술을 한번 더 하기로 했다. (결국 술 맛은 돌아오지 않았다...)

 

덧술

고두밥을 찔 때 불 세기를 강하게 해서인지 아랫 부분이 누룽지 처럼 누렇게 되었다. 다음부터는 고두밥 찔 때 더 신중하게 불 조절을 하면서 해야겠다. 마지막으로 덧술을 넣었는데 아래 부분에 하얗게 가라앉는 부분이 너무 많았다. 원래 이렇게 많은 건지 실패를 해서 많은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실패의 징조인 것 같다. 

덧술을 다 마치고 일주일이 지나고 다시 꺼내어 맛을 보았는데 여전히 시고 맛이 없어서 미련이 남기는 했지만 맛은 좋아질 리가 없다고 판단해서 전량 폐기했다. 나중에는 위에 벌레 같은 게 생긴 것 같기도 하다. 하얀 밥알과 그 보다 작은 하얀 것이 떠 있었는데 벌레인지 밥에서 떨어져 나온 것인지 알 수가 없어서 버리기로 했다. 왜냐하면 전통주를 만들어보면서 그런 하얀 벌레같은 것은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것 또한 실패한 결과물이라고 생각이 든다. 

 

실패원인 5: 잡균의 번식 우려

술을 제조할 때 잡균의 번식을 막기 위해서 손이든 도구든 발효조든 뭐든 사용하기 전에 소독을 해야하는데 소독제가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그냥 깨끗이 씻고 작업을 했는데 혹시나 내가 사용한 도구나 식기류에서 세균이 들어가 잡균이 번식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실패한 이후에 바로 소독제를 구매했다. 실패한 이후에 무엇이 문제였을까를 생각해보았을 때 총 4가지였다. 

 

1. 누룩의 준비 미흡

2. 호화 과정 생략

3. 누룩 산정 실패(과다 투입)

4. 밀가루의 누락

5. 잡균의 번식

 

이렇게 실패요소가 많으니 정말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술이었다. 

전량 폐기 후 작업순서와 레시피를 다시 적어가면 준비했고, 이번에는 빠뜨리거나 실수하지 않도록 다시 한번 시뮬레이션을 돌려봤다.

 

다음에는 씨앗술을 활용한 이양주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다음에 빚는 이양주가 잘 되어야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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