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주 구기자술 옥로주 만년향 집성향 호산춘

목차

혼돈주

희게 쓴 멥쌀 엿되를 깨끗이 씻고 또 씻어 가루로 만들어 물 두병을 끓여 차디차지거든, 가루누룩 한되와 석임 한되를 한데 넣어라. 이렇게 빚은 지 사흘 만에 찹쌀 너되를 깨끗이 씻고 또 씻어 꽤 익게 찌고, 술밑을 체에 받쳐 버무려 넣어라. 사흘 뒤에 쓰면 향내가 나고 콕 쏘게 매우니, 따르면 금방 나온다. 여름에 가장 좋다.

 

구기자술

구기자풀 열매로 빚는데 좋은 술 말 두되에 생구기자 닷되를 헤어지지 않게 담갔다가 이레 만에 건져 버리고 먹으면 기운이 보하고 폐병과 피로를 낫게 한다. 

 

구기자 전체를 먹는 술(뿌리, 잎, 꽃, 열매)

정월 보름전 첫 호랑이날에 구기자뿌리를 캐어 가늘게 잘라서 한 되를 그늘에 말려라. 이월 첫 토끼날에 맑은 술 한 말에 담갔다가 이레가 되거든 찌꺼기를 없애고 새벽에만 먹고 식후에는 먹지 마라. 여름 사월 첫 뱀날에 구기자잎을 따 가늘게 썰어 한되를 그늘에 말렸다가 오월 첫 오일에 맑은 술 한 말에 담갔다가 이레 뒤에 먹어라. 가을 칠월 첫 원숭이날에 꽃을 따서 한되를 그늘에 말려 팔월 첫 닭날에 맑은 술 한 말에 담갔다가 이레 뒤에 먹어라. 이 술을 먹으면 늙지도 않고 죽지도 않아 참으로 이상한 약이다. 오래 두고 먹은 사람이 삼백 몇살이나 되었으되, 얼굴빛이 열여섯일곱쯤 될 소년 같더란다. 시월 첫 돼지날에 열매를 따서 십일월 첫 쥐날에 법대로 먹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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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로주

희게 쓴 멥쌀 한 말을 깨끗이 씻고 또 씻어 무르게 쪄서 끓인 물 두병을 퍼부어 개어 차디차게 식혀라. 식은 뒤에 가루누룩 한 되와 밀가루 한 되를 끓인 물을 덜어 두었다가 찐 밥에 고루 끼얹어서 밀가루와 누룩가루를 한데 섞어 독에 넣었다가 익어서 개미가 뜨거든 써라.

 

만년향

희게 쓴 멥쌀 한 말을 깨끗이 씻고 또 씻어 가루로 만들어 물 세 사발에 죽을 쑤어 차디차게 식거든 누룩 두되를 섞어 넣어라. 이레 만에 희게 쓴 멥쌀 두말을 깨끗이 씻고 또 씻어 하룻밤 담갔다가 익게 쪄라. 거기 끓는 물 여섯 사발을 고루 섞어 차디차게 식거든 밑술에 섞어 두라. 이레 만에 보아, 위가 파랗거든 따라 써라.

 

집성향

희게 쓴 멥쌀 한 말을 깨끗이 씻고 또 씻어 가루로 만들어 꽤 익게 쪄서 끓는 물 세병을 고루 섞어 차디차지게 식혀라. 차게 식은 뒤에 누룩가루 두되가웃과 밀가루 다섯 홉을 섞어 넣어라. 봄가을에는 엿세 만에 여름엔 사흘 만에 희게 쓴 멥쌀이나 찹쌀 한 말을 깨끗이 씻고 또 씻어 푹 익게 지에밥을 쪄서 식혀라. 차디차지거든 밑술에 섞어 넣었다가 이레 만에 써라. 맑은 술 세병과 막걸리 한 동이가 나는데 막걸리 맛은 배꽃술 맛과 같다. 

 

호산춘

희게 쓴 멥쌀 두 되를 깨끗이 씻고 또 씻어 가루로 만들어라. 깨끗한 물 일곱사발반을 끓여 그 물에 쌀가루 죽쑤듯이 슬쩍 개어 꽤 식혀라. 차디차게 식거든 섬누룩 두 되를 섞어 넣어라. 사흘 만에 보면 다 삭고 누룩 찌꺼기만 남았을 테니 체에 받쳐라. 찹쌀 한 말을 깨끗이 씻고 또 씻어 담갔다가 꽤 익게 지에밥을 쪄서 싸늘하도록 꽤 식혀라. 차디차게 식거든 술밑에 버무려 두었다가 이레 뒤에 보면 말갛고 빛이 푸르고 맛이 맵고 달면서도 소주보다도 더 콕 쏘게 맵다. 군물을 부디 들이지 말고, 그릇이나 부셔 넣으려 할 때도, 죽 쓸 때 자연히 물이 끓어 줄테니 그 수량을 헤어려 조금 넣되 반드시 끓였다가 식힌 물로 부어라. 더운 데서 익히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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