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술은 한국가양주연구소 류인수 소장님이 직접 만든 용어라고 한다. 씨앗술이라는 말은 예전부터 쓴 말은 아니었고, 오랜 경험을 통해서 만드신 거라고 한다. 씨앗술을 사용하면 미리 효모가 활발하게 작용할 수 있도록 준비운동을 해놓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씨앗술 1개는
멥쌀 300g, 물 1리터, 누룩 600g으로 만든다. 씨앗술은 1개 단위로 만들어서 사용한다.
잘 채친 고운 멥쌀 300g에 뜨거운 물을 부어 주걱으로 열심히 저어주고 부채질을 하며 식혀준다. 범벅의 온도가 25도로 내려갈 때까지 기다려준다. 효모가 제일 활발하게 활동하는 온도가 25도이며, 뜨거운 물로 온도가 높으면 효모가 죽거나 활동을 안 하게 되니 꼭 식힐 수 있도록 하고, 효모에 뜨거운 물이나 온도가 높아지지 않도록 특히 주의해야 한다!
저울에 누룩 600g을 측량하여 준비한다.
범벅의 온도가 충분히 식혀지면 누룩과 함께 섞어준다. 주걱으로 하면 어려우니 손을 씻고 직접 으깨고 골고루 섞어주도록 한다.
잘 섞어진 씨앗술을 발효조에 담아준다. 발효조에 뭍은 이물질과 씨앗술을 알코올로 젖신 천이나 키친타월로 잘 닦아준다.
8월 29일 첫 밑술을 담갔던 삼양주를 드디어 맛보는 날이 왔다. 원래는 더 술을 발효시켰다가 1-3개월 이후에 술 거르기를 해야 하지만 추석연휴가 다가오고 집에서 마실 수 있도록 마지막 수업날 술 거르기를 실시!
발효조를 열어보니 맑은술이 보이기 시작했다. 거의 고체에 가까웠던 술이 이제는 맑은술을 내놓기 시작했다. 좀 더 발효시키면 더 맑고 청량한 술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집에서 따로 술을 담그려면 술을 충분히 발효하는 것이 좋겠다. 향도 달달하니 좋고 알코올도수도 꽤 되는 듯하다.
간단하게 맛을 보고 난 후에 술 거르기를 실시했다. 거름망에 발효조에 있는 술을 모두 부어 밀기울을 걸러냈다. 거르는 과정은 3-4회 정도 쥐어짜고 다시 풀고 적시고 다시 쥐어짜고를 반복했다. 한 방울의 술도 포기하지 않기 위해서 손아귀 힘을 엄청 쥐면서 짜줘야 한다.
잘 걸러진 삼양주는 깔때기로 병입을 한다. 준비된 병에 천천히 부어주고 뚜껑에서 4cm 정도 아래까지만 부어주고 뚜껑을 닫았다. 그래도 꽤 술이 많이 나와서 8병 정도 나온 것 같다.
고생한 같은 조원들과 한잔씩 마셨다. 삼양주는 정말 맛있고 내 입맛에 잘 맞는 것 같다. 특히나 탁주가 아닌 위에 뜬 맑은 청주는 정말 맛있어서 왜 선생님이 청주는 따로 쟁여놓고 혼자만 먹어야 한다고 한지 알 것 같다. 병입을 마치고 나서 각자 한 병씩 챙겼다.
똑같은 재료로 만들었지만 각 조마다 조금씩은 맛이 다르기도 했다. 어떤 조는 더 독하게 느껴지고 어떤 조는 더 쓰게 느껴지기도 했다. 우리 조 술이 약간 중간정도의 맛이었던 것 같다. 똑같은 재료로 만들었는데도 이렇게 맛이 미세하게 다르다니 참 신기하기도 하고, 술을 만들 때 정말 조심해서 정성을 들여서 만들어야 하는구나도 새삼 느꼈다.
다른 조의 술도 한잔씩 맛보다 보니까 약간 취기가 오르는 듯하다;;
단양주(스파클링 막걸리)도 술 거르기를 실시했습니다. 단양주는 탄산이 많이 배출돼서 스파클링용 병에 담았습니다. 뚜껑이 달라요! 단양주는 조금 산미가 많고 탄산이 많이 생겨서 뚜껑을 열 때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 안 그러면 정말 폭발할 수가 있어요. 저는 아직 단양주를 개봉하지 않았는데 정말 조심히 가스를 빼가면서 기울여서 열어야 한다고 하네요. 저는 산미를 별로 안 좋아해서 그런지 아직 먹어보질 않았네요 ㅠ 단양주도 각 1병씩 병입 해서 하나씩 챙기고 여유분도 생겨서 하나씩 더 챙겼어요! 술 직접 담그고 술도 챙겨갈 수 있어서 너무 뿌듯합니다.
마지막 수업날이라 각자 이것저것 사 와서 우리가 만든 술이랑 해서 먹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직접 담근 술과 직접 가져온 음식으로 마지막 수업을 마무리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술은 어디서 계속 나오는 건지 병이 비면 계속해서 창고에서 나오는 듯했습니다. 결국 이날 또 많이 마시긴 했습니다. 음식들도 너무 맛있었고, 술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도 좋은 시간이었어요. 명주반은 끝이지만 다음 명인반도 많이들 수강하신다고 해서 저도 내친김에 명인반까지 수강하기로 했습니다. 명인반에서는 증류주와 과실주를 배운다고 합니다.
가져온 메뉴가 겹칠 만도 한데 하나도 겹치지 않는 것도 신기합니다. 저는 머리 고기를 사 왔는데 다들 잘 드셔서 뿌듯했습니다. 다른 음식들도 술과 너무 잘 어울려서 발이 안 떨어지더라고요.
다음 명인반을 수강하지 않으시는 분들은 밀누룩을 가져와서 선생님한테 검사를 받았어요. 볏짚도 넣어주신 분도 누룩을 가져왔었는데 확실히 누룩 안까지 잘 건조가 돼서 균일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반면에 스티로폼박스에만 넣어둔 누룩은 반으로 쪼갰을 때 안에 덜 건조된 부분이 있었어요.(조금 진하게 생긴 부분)
위 사진에서 왼쪽이 안이 덜 건조된 누룩이고 오른쪽이 볏짚을 같이 넣은 안까지 잘 마른 누룩입니다. 확연히 다르죠?
다음에 누룩을 또 만들게 되면 볏짚도 구해와서 넣어야겠어요. 이래서 누룩 만드는 집에서는 볏짚을 잘 활용하는구나. 양조장에서도 볏짚은 잘 활용하는 이유가 있었네요. 결과가 눈으로 보이니까 더 이해가 되더라고요.
안까지 잘 마른 누룩은 밤알크기로 잘 쪼개서 망에 담아 건조한 곳에 보관을 하면 됩니다. 그리고 쓸 일이 다가오면 꺼내서 잘 법제를 하면 되는데 낮에는 햇빛에 잘 말리고 밤에는 이슬을 맞아 법제를 해서 준비를 하고 술을 빚을 준비를 하면 됩니다.
정말 술 만들기는 정성이 안 들어가는 과정이 없습니다. 하나의 술을 만드는 데 이렇게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혼자서 집에서 술 담글 생각 하니까 조금 막막해지기도 하고, 재료랑 장비를 준비하는데도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더라고요. 4주 동안 빠지지 않고 수업 듣고 한 제 자신이 대견스럽기도 하네요.
그럼 다음 명인반 수업도 열심히 듣고 기록 남겨보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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